- 제조 AI... 도대체 너는 누구니?
[글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안광현 단장] “인생에서 확실한 것 두 가지가 있는데 죽음과 세금이 그것이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벤저민 프랭클린이 한 말이다. 죽음은 이해가 되는데 거기에 세금을 가져다 붙이는 솜씨는 천상 사업가의 면모를 보여주는 듯하다. 나는 여기에 하나 더 더하고 싶다. 그것은 바로 ‘스마트제조혁신’이다. 이 확실한 것을 위해 지금 나는 여기 세종에 와있다. 기업의 성장은 늘 있어야만 한다. 기업은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생명의 속성은 성장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성장하지 않는 생명은 이미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바로 죽음인 것이다. 기업의 성장을 생명의 연속성을 기대할 수 있는 가장 근원적인 지점에 스마트팩토리가 있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제조업에서의 AI
어떤 사물을 정의할 때 일반적으로 두 가지 관점으로 바라본다. 하나는 속성(물성)이 무엇이냐이고 또 하나는 목적성이 무엇이냐다. 예를 들어 장작의 속성은 나무이고(더 깊이 들어가면 화학적인 내용이 나오겠지만...), 목적은 불멍이다(이것도 마찬가지로 더 깊이 들어가면 불 때는 목적이긴 하지만...). AI도 같은 시각으로 표현을 해보면 속성은 데이터이고, 목적은 알고리즘이다.
앞선 칼럼에서 다뤘지만 제조업의 생산성향상, 품질확보, 원가경쟁력, OTD(order to delivery) 개선 등 활동을 위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체계 요구가 증가되고 있다. 이를 기술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것이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이고, 이것을 제조 DX라고 정의한 바 있다. 제조 DX와 AI는 동일하게 데이터를 속성값으로 하고 있는바, 목적도 같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속성과 목적성이 같으므로 두 가지는 하나다. 다시 강조하자면 스마트팩토리에서 제조 DX란 단순한 ICT솔루션들을 제조현장에 적용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AI를 적용하는 단계까지 가야만 온전한 스마트팩토리라고 정의할 수 있다.
제조업에서 AI 기술을 적용한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이 예상되며 국내 제조업과 산업 AI 솔루션 공급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준비와 지원이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 AI 시장은 어느 분야에서 가장 성장할 것인가? 일반적으로 AI가 익숙한 분야로부터 순서대로 교통, 의료, 주거복지, 외식 등 분야가 될 것이다. 제조 분야 순서가 한참은 뒤에 있을 것이라고 많이들 생각하고 있겠지만, 성장 잠재력 측면에서 보면 아마도 제일 앞에 위치할 것으로 생각된다.
AI 기반 스마트제조 기술의 주요영역으로는 생산설비의 고장 및 생산조건의 산포로 불량품이 나올 것을 예측해 그 조건들을 정상값으로 조정하거나 하는 예지보전, 생산품이 양품인지 불량품질인지 구분하는 품질검증,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공정최적화, 생산라인의 혼잡도를 예측해 공정별 최적투입량을 도출하는 생산계획 등 영역이 있다. 이외에도 협동로봇, 보안, 에너지절감 등의 영역이 있다. 이런 응용 분야에서 제조 AI 기술이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구체적으로 수치를 살펴보면 아래 [자료1]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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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1] 데이터 및 AI 기반 스마트 제조기술 적용 영역 [자료=스마트제조전문가리포트 2023. 3호 최재식] |
제조 AI 기술을 적용하려면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제조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정설비의 제어장치로부터 제조데이터를 수집하거나 별도의 센서를 추가해야 한다. 제조설비는 일반적으로 PLC(Programmable Logic Controller)라는 ‘프로그램 가능한 논리 제어장치’를 통해 모터, 펌프, 실린더 등과 같은 설비의 동작을 제어하고, 온도·압력·속도·전압 등과 같은 상태정보를 입력받아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석유화학, 철강, 시멘트와 같은 대규모 연속공정의 경우 DCS(Distributed control System)라 불리는 분산제어시스템을 통해 제어와 설비상태 정보를 입력받는다. 이러한 제조설비의 동작데이터 외에 설계·구매·생산·판매 등 다양한 정보를 관리하는 시스템 데이터와도 연계하게 되면 스마트팩토리 최종단계라 할 수 있는 자율공장(Autonomus Factory)을 구현하는 토대가 된다. 상당수 제조업은 다품종 제품을 생산하므로 공정에서 나오는 설비운전에 관한 데이터와 작업조건 데이터(상태 데이터)는 해당 시점의 제품정보와 원료조건 등을 비교 및 구분되도록 수집이 이뤄져야 한다.
그동안 제조업의 데이터는 해당 공장의 서버에 차곡차곡 쌓여왔다. 내가 이곳에 있다 보니 생산현장에 방문할 일이 많이 있는데 갈 때마다 경영진의 입에서는 “우리는 데이터를 완벽하게 모아 놓고 있습니다. 과거 3년치가 있으며 지금 이 순간도 설비 데이터와 상태 데이터가 쌓이고 있습니다”라고 이야기한다. 약간의 자랑 비슷한 어투와 표정으로 말을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공허한 느낌이 든다. 어떤 목적으로 어떤 형태로 데이터를 수집하는지에는 관심이 없고 단지 수집행위 자체만 목적을 두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어떤 곳에서는 “지난번 스마트 솔루션 설치한 IT 업체가 망해서 새로운 업체에 사후관리를 요청했는데 데이터 형태가 달라서 발주한 업체의 솔루션으로 새로 구축해야 한다고 합니다”라며 불만이 가득한 어투와 표정으로 말하기도 했다.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은데 쉽지 않다. 이 경우는 어느 정도 약속된 데이터 표준이 없이 솔루션업체별로 각각의 방식으로 만들어 설치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제조 AI로 가는 길은 기술적으로나 경영자의 인식 정도나 험난한 길이다. 제대로 구현하려면 단계별로 꼭 필요한 시스템을 구비해야 하고 서로 상호 호환성을 가질 수 있는 데이터 체계가 필요하다. 이 둘을 동시에 만족시켜 줄 수 있는 형태는 바로 플랫폼이다. 이런 플랫폼은 정부 주도로 만들어가는 방법도 있지만 솔직한 생각으로는 민간기업들의 혹독한 경쟁을 통해 확대 재생산되는 방식이 효용성 및 완성도 측면에서 훨씬 강력하다고 본다. 향후 제조데이터와 AI 산업이 발전하는 과정에서 비즈니스적으로 어떻게 전개가 될지 관심있게 보아야 할 것이다.
제조데이터의 AI 적용사례
눈 오는 사무실 창밖은 약간은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한적하다. 앞쪽에는 대학 캠퍼스를 유치한다는 명목으로 진즉에 넓은 터를 확보해 놓고 토목공사를 마친 상태로 1년 이상 멈춰있다. 그 너머로는 새로 놓은 다리가 있는데 위용이 대단하다. 8차선 정도 되는 넓이의 큰 다리로 하늘을 향해 쭉 솟아오른 조형물은 멀리서 봐도 거대하고 아름답다. 다리를 건너기 전 서쪽에는 야트막한 산들이 옹기종기 자리하고 있다. 산 아래 멋있는 다리와 아래로 흐르는 금강 물줄기의 조화는 조선 후기 화가 정선의 산수도를 보는 듯 아름답다.
바로 거기 야트막한 산등성이에서 다리와 강물을 내려다 보일만큼의 높이에 불쑥 솟아있는 큰 건축물이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던 건물인데 어느 틈에 완성되고 굴뚝에서는 하얀 연기가 피어나고 있었다. 벌써 사람들이 들어와 있을 만큼 완공이 되었는가 보다. 이곳은 바로 ‘각세종’이다. 네이버에서 6,500억을 투자해 만든 제2데이터센터다. 축구장 41개 크기의 이곳은 춘천에 있는 네이버의 제1데이터센터의 6배 달하는 규모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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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안광현 단장이 하노버메쎄에서 제조데이터 표준 사업 추진사례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 |
왜 이렇게 큰 데이터센터를 많은 돈을 들여서 만든 것일까? 그들의 설명을 보면 이유는 명확해진다. 네이버 데이터 센터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초거대 AI를 안정적이며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될 것이고, 국내 최대규모이자 아시아 상위 5위안에 드는 데이터센터”라고 설명했다. AI를 위해 이런 투자를 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물밀듯 올라오는 AI의 세계가 신문에서나 나오는 용어가 아닌, 이제 우리의 일상에 아주 가까지 들어와 있다는 의미다.
이런 AI를 제조업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데이터 구축’이 잘 되어있어야 한다. 네이버가 ‘각세종’을 만든 이유도 데이터를 잘 구축하려는 이유이듯이 AI 학습, 그러니까 머신러닝, 딥러닝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규모의 데이터 제공이 필요하다. 현재 대학교나 국책 연구기관에서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그들은 한목소리로 데이터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일반 공공데이터도 이런 상황인데 제조데이터는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많은 연구자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데이터를 양산해 만들어진 데이터와 실질데이터를 혼합해서 AI를 돌려보고 그 값이 실질 제조단계와 유사하게 나오도록 지속적으로 딥러닝과 머신러닝을 하면서 가시적인 연구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제조데이터가 잘 구축되어있는 플랫폼의 국내사례는 미미하다. 해외도 마찬가지다. 특히 중소기업에 AI 분야는 생소할 수밖에 없기에 공공부문에서 활성화를 위한 투자가 필요한 것이 당연한 현실이다. 이에 중소기업벤처부는 산하 공공기관인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과 함께 KAMP(Korea AI Manufacturing Platform)를 구축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는 구축과 실증에 주력했으며, 올해부터 2027년까지는 활성화를 목표로 콘텐츠를 다양화할 목표를 잡고 있다. KAMP는 중소기업 및 학계, 연구기관 등 관심 있는 곳에서 사이트에 들어와 제조 AI를 직접 프로그래밍하고 효용성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온라인상 플랫폼이다. 이미 많은 수의 ‘데이터셋’이 공개돼있는데 중소제조현장에서 확보한 6개 목적하에 50여종의 데이터셋이 등록돼 있다.
6개의 목적으로 데이터를 분류해보면 공급망최적화·생산공정최적화·예지보전·자원최적화·품질보증 및 기타목적으로 분류돼있고, 업종별로는 기계부품, 열처리 및 표면처리와 같은 뿌리산업, 사출성형, 식품가공, 전자부품 데이터로 구성됐다. 2023년 12월 기준 5만여건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제2기 KAMP 활성화 단계가 진행되면서 다양한 콘텐츠가 보완될 것으로 기대한다. 체험의 공간이기에 목적기반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7가지의 통계프로그램과 AI 분석 도구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한마디로 ‘중소기업의 AI놀이터’라고 말할 수 있다. 핵심 놀이기구가 구비돼있는데 바로 제조데이터와 분석도구다. 가이드북이 있어 안내를 따라 하기만 하면 체험할 수 있도록 구축돼 있다.
해외 공개데이터 사례를 보면 Paper with Code나 Kaggle 등이 있으며 대부분 AI 알고리즘 학습을 위한 목적이다. Paper with Code는 개인 및 단체가 연구한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기존 연구성과와 AI 모델의 성능을 겨루는 일종의 온라인 지식공유 커뮤니티를 제공한다. 2023년 8월 기준 1만1,511개의 벤치마크, 4,331개의 테스크(tasks), 총 10만3,497 코드 누적성과가 있다. 연구성과는 자유롭게 공유하는 대신 학습과 AI 알고리즘 개발의 기준이 되는 데이터셋은 정확한 기준 관리를 위해 주요 기여자들의 검토로 품질을 관리하고 있는 게 특징이다.
Kaggled은 기업 및 단체에서 데이터와 해결과제를 등록하면 데이터 연구자들이 이를 해결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공유하는 Open Innovation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예측모델 및 분석대회 플랫폼으로 2023년 8월 기준, 24만4,845개의 데이터셋이 등록돼 있으며 이중 제조업 관련 사례는 3,646건, 제조데이터셋은 421건이 등록돼 있다.
제조데이터의 상호운용성
제조데이터의 상호운용성(Interoperatibility) 이라는 말이 요즘 데이터 전문가들 사이에서 화두다. 업종별 다양한 기업간에 생산데이터를 서로 공유해 원가절감, 유연생산, 글로벌 규제대응이라는 효과를 보게 된다. 상호간에 제조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전략이다. 독일은 일찌감치 인더스트리4.0을 선포하고 하위 기관으로 Platform Industry 4.0을 설립해 실행을 총괄하게 했다. Platform Industry 4.0의 핵심 사업은 GAIA-X라고 하는 위원회를 운영하는 것이다.
위원회는 산업군별로 다양한 데이터 상호운용(Interoperatibility) 전략그룹을 만들었다. 예를 들면 자동차산업 분야 전략그룹으로 CATENA-X가 있다. 벤츠, BMW, 보쉬, ZF, SAP, 지멘스 등 굴지의 기업이 가입해 활동하고 있으며, 범유럽업체 및 미국, 아시아의 다양한 업체와 이들의 하위 1차, 2차 협력업체들도 다수 포함하고 있다. 목적은 그룹에 들어와 있는 기업간 제조데이터의 상호운용성을 확보하자는데 있다. 그렇게 되면 어떤 회원사의 공개데이터만 보고도 같이 협력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으며, 이미 전략그룹에서 만들어왔던 데이터의 상호운용성을 활용해 더 확장된 비즈니스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 제조데이터의 표준을 정의하는 것으로 시작한 전략그룹 활동은 3년 이상 지나가면서 좀더 결속된 주제인 상호운용성을 이야기하고 궁극적으로는 비즈니스의 지속가능성과 확장성을 도모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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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MP 내 제조데이터 거래 Market Place 전체 상품 화면 [사진=KAMP홈페이지 캡쳐] |
제조데이터 거래와 AI
‘징~~징~~’ 핸드폰이 울린다. 044로 시작되는 전화번호가 뜬다. “누구지? 사무실인가?” 혼잣말을 하면서 조심스럽게 받는다. “안녕하세요 안광현님! 저희는…” 데시벨 높은 목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다. “ㅇㅇ생명보험사로부터 위탁받은 마케팅 회사입니다. 저희가 이번에 프로모션하는 상품이 있어서 소개드리고자 전화 드렸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문득 드는 생각이 ‘어떻게 내 연락처를 알았을까?’였다. 그렇다. 우리는 이런 상황이 전혀 낯설지 않다. 이면에는 내 개인 정보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떤 곳에 전달되고, 그 정보를 활용해서 버젓이 영업활동을 하고 있다. 바야흐로 데이터 자체를 사고파는 시대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와 있다.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많은 온라인 사이트에서 데이터를 올려놓고 가격을 매기고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게 현실이다. 바로 데이터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제조데이터를 들여다보자. 데이터 중에서도 제조데이터 분야의 거래는 상당한 제약이 있다. 이유로는 첫 번째 수요자가 특정되지 않는다는 점, 두 번째는 데이터 공유에 대한 거부감을 들 수 있다. 그외로도 데이터 가격을 책정하는 것, 거래를 할 수 있는 플랫폼, 거래된 데이터의 품질을 인증해주는 행위 등 나열하기도 힘든 어려운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데이터의 상품가치는 계속 언급이 되고 있으며 어려운 준비사항이 하나둘씩 해결돼 가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그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부분은 데이터의 호환성을 가능하게 하는 장치들이다. 우선 각 제조사별로 만들어지는 거래용 제조데이터가 같은 표준으로 구성돼야 하는데, 이 부분은 모든 제조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제각각인 만큼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통신 및 반도체 등의 데이터 표준은 상당 부분 만들어져 있다. 다만 모든 산업에 걸친 표준화, 게다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표준화는 여전히 그 길이 요원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한두 군데의 제조데이터 거래 플랫폼이 생겨나고 있고 공공부문에서는 중소벤처기업부가 ‘2023년 말에 ‘제조데이터 거래 플랫폼’을 오픈해 운영중에 있다.
데이터를 판매하려는 중소제조업에게는 데이터 전처리 및 거래소에 등록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공공에서 지원한다. 마찬가지로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자에게는 구매비를 지원해주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컨설팅도 지원한다. 한마디로 모든 거래 과정에서 공공자금을 투입해 거래행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만들어간다. 시범사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초기에는 정부 지원으로 생태계를 만들고 이후 민간으로 이양해 지속적인 사업화가 되도록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KAMP도 하나의 콘텐츠로 운영되고 있으며, 제조데이터뿐만 아니라 표준계약서를 구비하고 데이터의 품질관리 및 가격책정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현재 올라와 있는 데이터는 업종별로 금형·소성가공·열처리·용접접합·주조·표면처리·식품가공·정밀가공·화장품 등이 있으며, 이들 데이터를 AI 알고리즘으로 활용키 위한 목적별로는 예지보전, 품질보증, 생산공정 최적화로 구분된다. 가격은 50만원부터 500만원, 700만원, 1,000만원으로 분포돼 있다. 이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키는 데이터 품질관리다. 사용목적 및 사용자를 고려해 제조데이터 분석, AI솔루션 등의 개발목적으로 용이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표준공정 및 데이터수집, 전처리과정정보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나는 제조데이터 거래가 거래 자체의 의미도 있겠지만 그보다도 많은 중소기업에서 ‘데이터’도 상품이 되는 사업영역의 확대를 알게 되는 것이 더 큰 의미라고 생각한다. 제품 생산 및 판매라는 고유의 비즈니스모델에 더해 다른 부가가치를 데이터 거래로 가져올 수 있다는 것 말이다. 양질의 데이터를 만들어 거래소에 등록하면 더 높은 가격으로 판매가 되고 동일한 데이터를 10회, 100회 거래가 가능하게 된다.
여기에 더해 제조데이터의 품질 수준을 올리기 위한 작업은 다분히 AI를 활용해 목적기반의 데이터셋이 될 텐데 이를 데이터거래플랫폼에 올리는 용도만 아니라 중소기업 자체적으로 AI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적용할 수 있기에 내 공장의 생산성의 향상도 동시에 가져올 수 있다. 이를 지속적으로 시행하다 보면 그 실력이 높아질 것이 분명하고 종단에는 그 기업의 핵심공정과 핵심기술이 담겨있는 데이터를 거래가 아닌 자체 활용하는 단계까지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제조데이터거래 플랫폼’은 단순히 거래만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큰 비중으로 그 기업의 스마트팩토리 고도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최종윤 기자 news@industrynews.co.kr